▲ 한기총이 주최한 '2013 WCC 부산 총회 반대 전국 대회가 5월 11일 부산역 광장에서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5월 11일 오후 3시경 부산역.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던 시민의 시선이 일제히 광장 쪽으로 향했다. 무대에는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따금 쇳소리에 가까운 구호가 흘러나왔다. "WCC 반대, 반드시 반대."

무대 중앙 상단에는 '2013 WCC 부산 총회 반대 전국 대회' 글귀가 박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객석 주변에는 'NO WCC'가 적힌 수십 개의 깃발이 펄럭였다. 대부분의 시민은 힐끔 쳐다보고 말았지만, "WCC가 뭔데 저렇지?"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홍재철 대표회장을 비롯해 길자연·안명환·오관석·정학채·박성기 목사 등 보수 교계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 행사로 마련된 고신대학교 태권도학과 학생들의 공연 이후 행사는 막이 올랐다. 30분 전까지만 해도 텅 비었던 1030석은 행사 시작 이후 곧바로 가득 찼다.

설교를 전한 홍 대표회장은 "WCC는 종교 혼합주의를 지지한다. 타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목숨 걸고 선교하겠느냐"며 총회 반대 이유를 들었다. 이어 "정상적인 목사와 교인이라면 선교를 무시하고 동성애를 찬양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예배 인도자들은 WCC가 종교 다원주의와 일부다처제, 동성애를 인정하고 개종 전도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결의문 채택도 빠지지 않았다. 한기총 회원 교단 및 단체 일동으로 발표한 결의문은 지난 1월 교계 진보·보수 간 파국을 몰고 왔던 1.13 WCC 공동선언문과 같았다.

▲ 홍재철 대표회장은 "WCC는 종교 혼합주의를 지지한다. 타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목숨 걸고 선교하겠느냐"고 했다.ⓒ뉴스앤조이 이용필

순조롭게 진행되던 행사는 구호 제창에서 한차례 삐끗하기도 했다. 조우동 장로(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구호 제창에서 WCC를 찬성하는 측 인사로 조용기·김삼환 목사를 거론하자, 홍 대표회장이 급히 제지했다. 강단에 다시 선 홍 대표회장은 "조용기 목사님은 WCC를 절대 반대합니다. 김삼환 목사님은 같은 복음주의권입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며 수습했다.

이날 나눠 준 팸플릿 안에는 '스위스 제네바 사절단 파견 특별 헌금' 봉투가 들어 있었다. 사회를 본 안명환 목사(예장합동 부총회장)는 "스위스 제네바 WCC 본부를 찾아 우리의 뜻을 전하려고 한다. 이 헌금은 사절단 비행기 요금에 쓰일 것"이라고 했다.

행사를 지켜본 시민들은 WCC 총회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대학생이라고 밝힌 김지석, 박형민 씨는 "교회도 안 다니고 WCC가 뭔지 모른다. (WCC가) 일부다처제와 공산주의를 지지한다고 하니 객관적으로 반대하는 게 맞다"고 했다. 행사를 관람하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한 외국인은 "WCC가 동성애를 옹호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다. 가족과 나들이 온 한 교인은 WCC 반대 집회를 반겼다. "교회에서도 WCC 반대 말씀을 자주 듣는다. 신학적으로 문제 되니 반대하는 게 맞다"고 했다. 주장에 오류가 있거나 잘못됐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두 시간 동안 진행됐고, 기획과 준비는 '국민의소리'가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철 사무총장(WCC총회철회촉구위원회)은 "WCC 반대 운동은 국민의소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100만인 반대 서명 가운데 75만 정도는 국민의소리가 한 것"이라고 했다. 집회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게 바로 부산의 민심이다. 한기총은 잘 모르겠지만 '국민의소리' 중심으로 반대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이날 WCC 총회 반대 전국 대회에는 홍재철 대표회장을 비롯해 보수 교계 인사 20여 명과 '국민의소리' 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